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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가 PC 사업부를 분사하려는 이유
관리자
20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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휼렛 패커드(HP)가 PC 사업부에 중요한 변곡점을 그린다. HP는 앞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HP의 PC 사업부인 퍼스널시스템즈그룹을 분사한다는 방침이다.

레오 아포데커 HP CEO는 현지시각으로 8월19일, 실적발표 자리를 통해 “PC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더 이상 주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매년 전세계 사용자가 구입하는 PC 100대 중 18대는 HP 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행보다.

HP의 이 같은 결정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나빠지는 PC 시장 성장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8월1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1년 2분기 팔려나간 PC 8434만대 중 1480만대는 HP 제품으로 나타났다. 가트너는 지난 7월, 올해 전세계 PC 시장 규모를 3억 85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는 2010년 2분기에 비해 2.3% 성장한 수치지만 원래 가트너가 예측한 6.7%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도 PC 시장 둔화를 예고했다. IDC는 지난 6월, 애초 예상한 PC 시장 성장률 7.1%를 4.2%로 수정했다. PC 시장이 급격한 내림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볼 순 없지만,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IDC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새로운 기기가 출현 때문에 PC 시장 성장세는 예상보다 주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PC 시장이 거북이걸음인 가운데 HP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HP의 PC 사업부는 지난 2011년 2분기 기준으로 9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0년 2분기에 비하면 3%에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레오 아포데커 CEO는 이날 실적발표 자리에서 PC 사업부에 대해 ‘매각’이나 ‘중단’이라는 표현 대신 ‘분사’라는 표현을 썼다. HP가 PC 사업부만을 따로 떼낸 후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PC 사업 전체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난 1월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 분야를 모토로라 모빌리티라는 이름으로 분사한 것과 비슷하다.

특히, HP의 이번 PC 사업부 분사 결정은 IBM의 PC 사업부 매각과 모양새가 닮아있다. IBM은 지난 2005년 PC 사업부를 중국 PC 업체 레노보에 매각했다. 미국 IT 기업의 상징인 IBM, 그중에서도 PC 사업부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IBM은 델과 HP에게 시장 지배력을 잃으면서 PC 사업부 매각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IBM은 PC 사업부를 매각한 이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분 등 고수익 부분에서 매출을 올리는 업체로 변모했다. IBM 내 유일한 B2C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고 B2B 시장에 올인한 것.

HP의 PC 사업부 분사 계획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PC 사업부 분사를 추진중이라고 밝힌 한편, 100억 달러 상당의 금액을 들여 영국의 데이터 분석 업체 오토노미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HP가 PC 사업부를 따로 떼는 데는 재무적인 이유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HP의 2011년 2분기 매출 자료를 보면 HP의 PC 사업부는 HP의 전체 분기매출 312억달러 중 95억9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HP에서 가장 큰 사업부다. HP 전체 매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가장 큰 사업부가 최근 PC 시장 침체로 지속적인 침체에 허덕이게 되면 HP 전체 재무상황에 이로울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HP는 PC 사업부 법인을 달리해 HP 전체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생존전략과 같다.

권상준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PC 사업부 매각 계획을 두고 HP가 전체 PC 사업을 포기한다고 해석하기엔 이르다”라며 “HP의 전체 재무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